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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관리자 이메일 tojicul@chol.com
작성일 2019-11-12 조회수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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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박경리문학상 받은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신간 “잘못된 만찬”으로 한국 독자 찾아
맨부커상, 박경리문학상 받은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신간 “잘못된 만찬”으로 한국 독자 찾아
  •  김보관 기자
  •  승인 2019.11.12 17:18
  •  댓글 0

독재 정권을 겪은 알바니아의 비열한 현실을 신화적으로 펼쳐낸 장편 소설 출간
미소짓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미소짓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조국의 아픔을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국제적으로 유수한 문학상을 받아 온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가 지난 28일 한국의 독자들을 찾았다. 마포 디어라이프에서 개최된 ‘작가와의 만남’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문학 독자들이 알바니아의 작가를 만나기 위해 자리했다.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와의 만남'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와의 만남’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알바니아 출신의 이스마일 카다레는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을 시작으로 “부서진 사월”,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 등 숱한 작품으로 어두운 조국의 현실을 그려왔다. 독재 정권의 치하 아래 출간 금지의 고초를 겪기도 했으나 특유의 우화적 묘사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작가는 신화와 전설의 다층적인 변주로도 유명하다.

독재 정권이 물러나기 직전 프랑스로 망명한 이스마일 카다레는 2005년 맨부커 인터네셔널상, 2009년 아스투리아스 왕자상(문학 부문)에 이어 올해는 제9회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독자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신간 “잘못된 만찬” [사진 = 김보관 기자]
신간 “잘못된 만찬” [사진 = 김보관 기자]

이번에 출간한 신간 “잘못된 만찬”은 알바니아의 엄혹한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선택을 앞둔 국가와 개인의 혼란을 담고 있다. 알바니아를 침략한 독일 군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구라메토 박사의 이야기는 미스터리하고 강렬한 사건으로 이어진다. “잘못된 만찬”은 이스마일 카다레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신랄함으로 그만의 특별한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환하게 미소짓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환하게 미소짓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날 작가와의 만남에서 이스마일 카다레는 “멀리 한국의 젊은 독자를 만나서 무척 기쁘고 감동적이다.”라며 “무엇보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간단하면서도 특별한 재능을 가진 여러분을 만난 게 감명 깊다.”는 말로 행사를 시작했다. 

대담 내내 유쾌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좌중을 웃게 한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는 2000년 대산문화재단 국제문학포럼 참여를 위한 내한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난 평범한 아카데믹한 늙은이가 아니다.”라며 “위험하고 도전적인 질문 또한 환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질문을 듣는 이스마엘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질문을 듣는 이스마엘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처럼 유머를 잃지 않는 이스마엘 카다레 작가이지만, 그가 문학적 지평으로 삼아온 조국 알바니아의 정치 사회적 현실은 그리 밝지 않았다. 공산주의 독재 정권 아래 세 번이나 출간 금지를 당한 “꿈의 궁전”과 같은 작품도 있다. 

이스마엘 카다레는 “오스만 제국의 독재자를 그리며 공산주의 독재자를 우화적으로 그려내려고 애썼음에도, 발표하자마자 금지되는 등 갖은 억압을 받았다.”라며 작품 발표 당시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독재 정권 치하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겐 이처럼 지옥과 같은 끔찍한 상황이 자주 펼쳐진다.”며 “그럴수록 마치 신에 대한 믿음과 같이 문학을 믿어야 정권에 고개 숙이지 않는 꼿꼿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답변하는 이스마엘 카다레 작가(좌)와 통역 및 진행을 맡은 김나희 문화평론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답변하는 이스마엘 카다레 작가(좌)와 통역 및 진행을 맡은 김나희 문화평론가(우) [사진 = 김보관 기자]

신간 “잘못된 만찬”의 초자연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 구성과 관련해 “마치 추리 소설 같다. 평소에도 관련 장르에 관심이 많았나.”라고 묻는 한 독자의 질문에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는 “그렇다. 아시겠지만 공산주의 정권 아래에서는 문학을 도구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문학이 가질 수 있는 유령과 전설 따위의 초자연적 소재들을 제외하려고 하는 등 소재에도 제약을 주는 시도가 많다.”고 했다.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는 “모든 공산주의 국가는 어떤 시대, 어떤 나라, 어떤 곳이든 문학의 미스테리함을 싫어했다.”며 “그 정권들에는 진짜 숨겨진 비밀 서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는 어두운 정치 현실 속 숨겨진 진실을 풍자한 발언으로 보인다.

질문을 듣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질문을 듣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죽은 군대의 장군”, “아가멤논의 딸”,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잘못된 만찬”을 읽어 온 한 독자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품 전반에 등장하는 죽음에 대한 이미지적 효과나 모티프에 관해 묻기도 했다. 

작가는 “죽음이라는 소재는 모든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소재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는 “특히 이미지와 소재로서의 죽음은 공산주의 정권 아래 살아가는 작가에게 소중하다. 독재 정권은 문학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용하려 한다.”라며 “그들은 문학 안에서 죽음이 사용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죽음을 말하는 순간 그들이 저지른 모든 죄악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답변하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답변하는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어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에게 ‘긴 세월 글을 쓰게 한 동력이나 이유가 무언가’에 관해 묻자 “사실 글쓰기의 비밀이나 비결은 없다. 글을 쓴다는 행위는 작가에게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지만, 동시에 고통을 경험하게 한다. 매일 쓰지 못하면 안 된다는 열정과 생각에 사로잡혀 양면적인 감정을 오간다.”는 답변을 주었다.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와의 만남'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와의 만남'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독자들의 사전 질문을 비롯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오간 질의응답으로 이뤄진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 특유의 호쾌함으로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알바니아의 어두운 정치 현실과 작가로서의 숙명이 점철된 대화임에도 위트를 잃지 않는 것은 이스마일 카다레가 가진 가치관과도 깊은 연관이 있었다.

행사 말미 이스마일 카다레 작가는 “비극 속 유머는 가능성의 확장을 의미한다.”며 “그로테스크함, 기묘함, 기괴함, 망측함과 같은 성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로 이와 같은 요소가 문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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